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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침묵의 파장 'Fall into silence'展 국제신문 전시기사 게재
[ 2022-05-13 12:54:05 ]
글쓴이  
관리자      
국제신문


포개진 캔버스 위 색의 지층

갤러리이배 ‘침묵의 파장’展…이인현·장승택·이승희 作 소개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2-05-10 19:55:35
  •  |   본지 16면



종이인가 했더니 아니다. 구겨진 모습이 얇은 종잇장 같은데 가까이서 보면 표면이 매끈하고 단단한 도자다. 구김살 잡힌 부분은 채광에 따라 변하는 그림자를 만들어내며 풍부한 도자의 색감을 뽐낸다. 두께 0.8㎝의 흙판 위에 전개된 색면 도자회화(평면도자)는 공간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르게 감각된다. 조선 도자의 입체적 형태를 평면으로 변화시킨 도자회화(평면도자) 작가 이승희의 ‘공시성(共時性)’ 시리즈다.

이인현의 ‘Lepisteme of Painting’. 갤러리이배 제공
부산 수영구 갤러리이배가 오는 29일까지 재개관전 ‘침묵의 파장’을 선보인다. 2010년 해운대 달맞이에서 문을 연 갤러리이배는 마린시티, 수영구 민락동 전시장을 거쳐 올해 초 망미동에 있는 단독건물로 옮겨왔다. 재개관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에는 예술적 철학과 작가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이인현 장승택 이승희 등 세 작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 

가공하지 않은 캔버스에 단색 유채물감을 사용해 극히 간결한 화면을 완성하는 이인현의 ‘회화의 지층’ 시리즈는 물감이 캔버스에 스며들어 번져 나오는 양태와 서서히 옅어지거나 진해지는 색의 계조를 보여준다. 그는 물감을 캔버스에 옮기는 과정에서 붓의 사용을 자제한다. 회화의 화면은 작가의 노동을 통해 캔버스와 물감이 만나는 장소일 뿐 작가가 전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지층이 쌓이듯 두 개의 얇고 긴 캔버스를 쌓은 그의 작품은 관람객의 상상력과 사색을 자극한다. 

장승택의 ‘겹회화’ 시리즈는 상이한 색채들을 반복적으로 대형 평붓에 묻혀 단번에 내리 긋는 작업이다. 반투명한 색의 층들은 마치 색이 다른 셀로판지를 여러 장 겹쳐놓은 것 같다. 색이 중첩되면서 가운데는 깊고 어두우며, 가장자리에는 미세하게 겹쳐져 있는 물감의 잔존물이 보인다. 의식하지 않고 남긴 가장자리의 잔존물이 대상의 본질(물감의 색)이듯 그의 작품은 ‘회화적 본질이 그것의 잔재에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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