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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임창민작가 영남일보 <김수영의 그림편지> 작품 소개
[ 2017-06-07 18:06:03 ]
글쓴이  
관리자      

갤러리이배는 2017518()부터 2017625()까지 임창민 작가의 ‘into a time frame'을 개최한다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시공간의 속성을 색다른 관점으로 가시화시켜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into a time frame‘ 시리즈 신작을 선보이며, 관람객은 디지털 미디어 아트와 시공간에 대한 작가의 관점을 드려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작가의 작품 'into a time frame_Naoshima'에 대한 감상이 영남일보 주말매거진 위클리포유 <김수영의 그림편지>에 소개되었다. (영남일보 김수영 주말섹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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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그림편지] 임창민 作 ‘into a time frame- naoshima’


한번쯤 가보고 싶지만 실제는 가볼 수 없는, 사진·영상이 결합한 새로운 풍경 세상


#임창민 작가는 계명대 미술대학과 뉴욕대 대학원, 뉴욕시립대 영상예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계명대 영상애니메이션과 교수로 있다. 10여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뉴욕 프레스홀, 가톨릭대학병원 등에 소장돼 있다.
 
아담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방에서 바로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바라봅니다. 구름이 살짝 낀 듯한 푸른빛의 하늘 아래 또 다른 푸른빛의 바다가 끊임없이 파도를 만들어내며 흰 포말을 안겨줍니다. 손을 내밀면 잡힐 듯한 포말을 배경으로 크고 작은 소나무 네다섯 그루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소나무 사이로 작은 벤치 하나가 방 안에 있는 이를 자꾸 불러냅니다. 바다를 좀 더 가까이서 느껴보라고. 이런 아쉬움이 있기에 방 안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더 애틋합니다. 애틋함 속에서 바다는, 파도는, 소나무는 더욱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임창민 작가의 작품은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약간 낯설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사진인 듯해서 자세히 보면 멀리 보이는 영상 속 풍경들이 조금씩 움직입니다. 바다가 일렁이고 파도가 부서지고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임 작가는 이를 ‘동종 같은 이종의 결합’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사진과 영상이라는 비슷한 느낌을 주면서도 작업방식이나 나타난 결과물은 전혀 다른 장르를 접목시킨 이색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대학원에서 아트 인 미디어, 뉴욕시립대 영상예술대학원에서 미디어 아트 프로덕션을 전공한 그는 초창기에는 사진과 영상을 이용한 각각의 작업을 보여주다가 2010년 두 장르의 접목을 시도했습니다. 늘 생각해왔으나 미술계에 불문율처럼 자리한, 다른 매체를 결합하는 작업은 마음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큰 불안감 속에서 시작한 이 작업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이질적 장르의 결합으로 인한 부자연스러움이 겁났는데 시도해보니 예상대로 마음에 차지를 않았습니다. 하지만 거듭된 실패 속에서 결국 이종의 멋진 결합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국내외에서 이로 인해 각광받는 인기작가로까지 성장했지요. 지난해부터 미국 아트마이애미, 아트센트럴 홍콩 등 세계적인 아트페어에서 거의 완판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주문까지 받아 요즘 밤낮없이 작업 중입니다. 한 작품 완성에 최소 1~2개월이 걸려 다작이 어렵지요.

‘into a time frame- naoshima’는 일본 나오시마 민박집의 방 내부를 찍은 사진과 한국 동해바다를 담은 영상을 결합한 작품입니다. 전혀 다른 장소를 하나는 사진으로, 다른 하나는 영상으로 잡아낸 뒤 결합시켜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냈습니다. 민박집 내부의 안락한 이미지와 동해바다의 여유로운 풍경이 조화를 이뤄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고 싶지만 실제는 가볼 수 없는 곳입니다.

임 작가는 창을 통해 들여다보는 풍경을 주제로 삼는데 비행기, 기차 등의 창문에서 바라보는 바깥의 풍경들은 감상자들이 마치 비행기, 기차를 타고 그 풍경을 즐기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최근 그의 시선이 좀 더 넓어졌습니다. 그동안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에서 사진과 영상작업을 해 동양적 정취를 느끼게 했다면 올해는 유럽을 그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스페인, 프랑스 파리 등에서 마주한 아름다운 건물 속의 창과 풍경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낸 것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창을 창만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풍경을 담을 수 있는 액자로 봤지요. 차경(借景)이란 말도 여기서 나왔다 할 수 있습니다. 건축적 의미로 볼 때 창은 ‘방 안과 밖을 소통하기 위해 벽에 뚫은 구멍’이지만 선조들은 창을 통해 바깥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겼습니다. 창 앞에 펼쳐지는 풍경 모두가 바로 자신의 정원이 되는 것입니다. 경치를 빌린다는 의미의 차경은 아름답다고 소유하지 않고 잠시 빌려 즐긴다는 의미에서 선조들의 소박한 삶의 지혜를 느끼게 합니다.

임 작가의 작품 역시 이런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합니다. 소유하지 말고 다른 이들과 나누고 함께 즐길 때 진정한 아름다움과 행복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